목록。.....꽃이야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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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골에 부모를 잃은 오누이가 살고 있었다네 어느날 오빠는 큰 세상을 익히기 위해 먼 대처로 떠나게 되었네 오빠는 동생인 도라지에게 다섯 손가락을 펴보이며 약속했다네 열 달이 되기 전에 꼭 돌아오겠다고 말이네 다음날부터 도라지는 열 달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네 그러나 오빠는 열 달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네 그리고 다시 십 년이 지나고 또다시 십 년이 여러번 지났다네 도라지는 그만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가 되었네 기운이 다 빠진 도라지는 어느날 바다가 보이는 바위 위에 올라가 기운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네 '오빠 돌아와요 보고 싶어요' 하고 말이네 그러자 갑자기 어디선가 '도라지야!' 하는 소리가 들렸네 도라지는 너무나 놀랍고 반가워서 그만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네 그 자리에서 피어난 ..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연약하고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네 그런데 시집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도무지 중신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튼튼하고 아이 잘 낳는 살림꾼 여자가 최고의 며느리감이었으니까요 처녀는 시집도 못 가고 노처녀로 늙고 있다가 그 마을에서 가장 못생기고 가난한 총각에게 할 수 없이 시집을 갔다네 그런데 열 달이 되어 아주 건강하고 잘생긴 다섯 쌍둥이를 낳았네 한꺼번에 무려 다섯이나 되는 아이가 태어난 일은 그 마을에서뿐만 아니라 그 나라 전체에서도 아주 굉장한 일이었네 나라에서는 상금을 주고 마을에서도 경사가 났다고 잔치를 했다네 그런데 그 여자의 마음이 그만 교만해지기 시작한 게야 생활도 넉넉해지고 아이들을 다섯이나 낳아놓으니 못생기고 보잘것 없는 남편이 점점 마음에 차지 않..
고대 그리스에 크로커스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 살았습니다 그 청년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마주친 리즈라는 예쁜 처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크로커스의 사랑을 알게 된 리즈도 그를 향해서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되었죠 하지만 리즈는 양가의 부모가 정해준 약혼자가 이미 있었습니다 리즈와 크로커스의 사랑을 알게 된 리즈의 부모는 리즈를 데리고 크로커스로부터 멀리 떠나갔습니다 리즈와 만날 수 없게된 크로커스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열심히 기원을 하였습니다 '아...세상의 사랑을 두루 살피시는 아프로디테시여 부디 저희들에게 슬픈 상처를 내리지 마소서...' 아프로디테는 크로커스의 간절한 사랑에 감동하여 비둘기 한 마리를 주었습니다 그 비둘기는 그 뒤로 크로커스와 리즈의 사이를 오가며 서로의 소식을 전해 주었..
어느 마을에 한 화가가 있었다네 그 화가는 살림은 돌보지 않고 평생을 그림만 그리고 있었다네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팔리지도 않는 그림만 그리면서 말이야 평생을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린 아내가 어느 날 그림을 그리는 그의 옆에 앉아서 푸념을 했다네 당신이 평생 글공부를 그렇게 했다면 과거라도 합격했을 것이고 농사를 지었더라면 수확이라도 있었을 터인데 도대체 이렇게 늙도록까지 그 일이 무슨 소용에 닿소 하고 말일세 화가는 그져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네 그때 아내가 '나비가 앉을 만큼 꽃을 그려보오' 화가는 그 말을 듣자마자 꽃을 한 송이 그렸다네 그러자 어디선가 나비가 날아와 그 꽃에 앉았네 그 꽃이 이 붓꽃이라네 들꽃처럼 낮게
옛날에 얼굴은 별로 예쁘지 않았지만 착한 처녀가 있었다네 어느 날 그 마을에 멋진 왕자가 들어왔지 왕자는 스스로 신부감을 구하고 싶어서였지 그 처녀는 왕자를 보자마자 사모하게 되었지만 왕자는 용모가 떨어진 그 처녀를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네 몇십 년 후에 나라는 망하고 왕자는 이제 늙고 초라한 나그네가 되어 다시 그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네 가뭄이 계속되던 때라 집집마다 인심들이 후하지가 않았다네 나그네는 기진해서 쓰러졌는데 왠 할머니가 그를 데려다가 극진히 거두었다네 몸이 회복된 나그네는 다시 집을 떠났고 그날 밤 할머니는 먼지처럼 사라지 듯 눈을 감았다네 그 처녀는 끝내 소망을 이룬 게지 그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이 참나리라네 들꽃처럼 낮게
옛날 깊은 두메 산골에 한 부부가 딸 쌍둥이를 낳았습니다 부부는 두 딸이 너무 예뻐서 언니는 금화 동생은 은화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금화와 은화는 우애있고 착하게 무럭무럭 자랐지요 어느덧 시집갈 나이가 되었지만 금화와 은화는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부부는 몹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언니 금화가 열이 심하게 나면서 얼굴과 몸이 온통 붉게 되는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의원을 급히 모셔왔지만 의원은 [열병으로 치료 약이 없습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그냥 가 버렸어요 그리하여 결국 언니 금화는 동생 은화의 정성스러운 간호에도 불구하고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동생 은화도 역시 언니와 같은 병을 앓다가 죽게 되었어요 은화는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